한국조폐공사 ‘착’ 개발한 LG CNS 이정화 블록체인사업추진단장 인터뷰

“모바일 지역화폐 이어 디지털 화폐(CBDC) 등 언택트 시대에 대비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언택트) 사회에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을 지목, 내년부터 약 5년 간 총 1133억 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원천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전통기업들은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전환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접목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과 정부의 디지털 혁신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던 IT서비스 기업들이 이번에도 블록체인 기반 언택트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는 삼성 SDS, LG CNS, SK㈜ C&C를 만나 블록체인 융합을 위한 조언을 들어본다. 

LG CNS는 올해 초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블록체인사업추진단을 통합했다. 그동안 개발 운영해 온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공공,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 비즈니스모델(BM)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테크핀(기술+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 전자증권 시험 발행을 비롯해 한국은행의 블록체인 기반 은행 간 자금이체 모의 테스트, 한국조폐공사의 지역화폐 ‘착’ 등을 통해 기술 역량을 축적한 상태다. 글로벌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 이더리움기업연합(EEA), 하이퍼레저 등과 긴밀히 협업하는 것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 혁신을 앞당기기 위한 포석이다.

 

블록체인 지역화폐 '착'으로 행정비용 줄인다

 

LG CNS 이정화 블록체인사업추진단장은 6일 서울 마곡중앙8로 엘지사이언스파크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나 “지난해 2월 구축한 한국조폐공사의 모바일 지역 상품권 플랫폼 ‘착(chak)’은 현재 250만 개 이상의 블록에 하루 수십만 건 이상의 트랜잭션(사용자 간 거래 기록)이 일어나고 있다”며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착’ 수준의 대규모 트랜잭션을 보유한 사례는 아직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CNS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조폐공사가 운영 중인 ‘착’은 공공영역에서 블록체인이 상용화된 첫 사례다. 시흥·성남·군산은 물론 서산과 순창 등 조폐공사와 지역 상품권을 만든 지역의 주민은 스마트폰에 ‘착’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은 후, QR코드 인식으로 지역 가맹점에서 간편결제 및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맹점 역시 결제수수료 부담이 없고, 지자체는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착’의 강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농·어민수당과 청년수당 등 각종 복지수당을 비롯해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할 때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결제 플랫폼 ‘착’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맞물려 개발 및 도입 논의가 빨라지고 있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화폐로 쓰이는 모바일 상품권 ‘착’ 모두 보상체계 등 토큰 이코노미와 맞닿아 있다”며 “기술검증이나 제도 보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착’을 통해 비즈니스모델(BM)로서의 가능성은 확인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KB, 카카오 등과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사업 모색 

 

LG CNS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식당과 카페 등에서 간편결제 할 수 있는 ‘KB-마곡 커뮤니티 화폐’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장은 “지난해 8월 KB국민은행이 마곡 커뮤니티 화폐 정산은행으로 공식 참여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기반 안면인식 기술까지 커뮤니티 화폐에 접목돼 블록체인 기반으로 보다 간편하게 자동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커뮤니티 화폐는 향후 자율주행차량에도 접목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검증(PoC) 역시 진행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LG CNS는 카카오 그라운드X와 기술 협업을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인 ‘클레이튼’과 하이퍼레저 패브릭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상호운영될 수 있는 부분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공통 키워드 역시 자산 토큰화와 같은 디지털 자산의 활성화다.


이 단장은 “KB국민은행과 회원권 같은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PoC를 진행한 바 있으며, 카카오 그라운드X와도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 등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활성화 부분을 논의만 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토큰 영역은 법 제도가 명확하지 않은 회색지대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서비스로 이어지는 데는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