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권도형이 전신사기(wire fraud) 및 사기 공모 혐의를 인정한 데 따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11일 열린 공판에서, 2022년 테라폼 붕괴로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 가치가 증발한 사건과 관련해 권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권씨는 미국 내 구금 기간과 송환 전 17개월의 구금 기간을 형량에 산입받는다.

선고를 내리기에 앞서,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일부 피해자들의 진술을 청취하고, 권씨의 모국인 한국에서 어떤 사법 절차가 진행될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권씨는 선고 전 발언에서, Inner City Press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시간 동안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돌아보며 지냈습니다. 사고가 난 지 4년, 가족을 본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제 고향에서 죗값을 치르고 싶습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검찰이 요청한 12년형은 “불합리하게 낮다”고 지적했고, 변호인단이 요청한 5년형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뒤집힐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Inner City Press에 따르면 그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앞으로 또 다른 ‘권도형’에게 말하건대, 사기를 치면 자유를 오랜 기간 잃게 될 것입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닙니다. 당신은 ‘크립토의 매력’에 빠졌고 그것이 변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사회로부터 격리돼야 합니다. 유죄 인정이 없었다면 형량은 더 높았을 것입니다.”

“당신의 사기 행위는 매우 중대했습니다. 4년 동안 시장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한 것이지만, 사기의 피해자가 될 위험까지 감수한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저지른 행위가 더욱 비열한 이유는 신뢰를 악용했다는 점입니다.”

권씨는 미국에서 7년 6개월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송환될 수 있으며, 이후 남은 형량을 한국에서 집행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별도로 최대 40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들, 선고 공판에서 잇따라 발언

검찰은 선고 공판에서 테라폼 붕괴로 인한 피해자가 약 1만6,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중 6명이 전화로 법정에서 발언할 기회를 얻어 테라 투자로 인한 재산 피해를 설명했다.

Inner City Press에 따르면 피해자 중 한 명인 타티아나 돈초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권도형에 투자하려고 모스크바의 아파트를 팔았습니다. 이후 트빌리시로 이주했습니다. 8만1,000달러는 13달러가 됐습니다. 그는 LUNC라 불리는 루나 2를 만들었고, 투자자들을 위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 공식적으로 노숙자입니다.”

2022년 테라 생태계 붕괴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씨는 2024년 12월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됐다. 권씨의 변호인단은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며 송환 절차를 수개월 지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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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테라 생태계 붕괴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씨는 2024년 12월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됐다. 권씨의 변호인단은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며 송환 절차를 수개월 지연시켰다.

권도형이 향후 수년간 수감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테라폼 공동창업자는 미국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전직 주요 암호화폐 경영진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전 FTX CEO 샘 뱅크먼-프리드는 현재 징역 25년을 복역 중이며, 전 바이낸스 CEO 창펑 자오(‘CZ’)는 4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했으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았다. 전 셀시우스 CEO 알렉스 마신스키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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