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재확산 우려와 함께 미국 증시가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역시 지난주부터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통 금융시장과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때 비트코인은 주가가 하락할 때 반등세를 보이며,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았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전통 자산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모든 자산의 상관관계가 1에 가까워지면서 비트코인도 증시 폭락 움직임과 궤를 같이 했었다"며 "최근 다시 전세계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심화되며 가상자산 시장도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 풀이했다.

비트코인, 전통 자산군과 동조현상  

15일 가상자산 시황 분석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9310달러(약 1126만원)를 기록했다. 이달초 미국 '흑인 사망사건'으로 인한 폭력시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위협 영향으로 3개월만에 깜짝 1만달러(약 1210만원)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지난주 전세계 증시 하락장에 다시 9000달러 초반대로 곤두박질쳤다.

비트코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 발병 초기 올해 최초로 1만달러를 넘기며 안전자산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는 과거 전세계적으로 위기상황이 발생할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던 것과 같은 양상이었다.

하지만 한달 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지난 3월 13일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최저점인 4160달러(약 503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다우산업,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뉴욕증시도 일제히 9~13%p 급락하며 증시와 비트코인 간 동조화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1일 뉴욕증시가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두 시장간의 동조화 현상은 다시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다.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6.9%p, 5.27%p 빠졌고, 같은날 9908달러(약 1198만원)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역시 하루만에 9300달러(약 1125만원)로 떨어지며 6%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 측은 "지난 11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약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통 금융시장 중 위험자산군의 약세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트코인은 금, 은 보다 나스닥, S&P500 등 증시 가격 흐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크립토 자산군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투자위험 분산' 낙관론도 여전

반면, 전통 금융투자상품의 리스크 헷징 수단으로써 비트코인의 역할을 낙관하는 입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과 전세계 통화가 마이너스 금리에 직면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투자 위험을 낮추는 금융자산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자산규모 1억달러(약 1209억원) 규모의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사 하이퍼체인 캐피탈 스텔리언 발타(Stelian Balta) 대표는 "지난 몇달간 가상자산 시장이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비트코인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 후 전세계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분산배치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향후 사용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전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더 많아질수록 가상자산은 보다 매력적인 투자시장으로 자리잡을 것"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