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가상자산을 사고팔거나 담보로 맡겨 놓고 이자를 받는 등 다양한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와 협력을 맺고 서비스 연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3월 갤럭시S10을 시작으로 갤럭시 시리즈에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탑재한 삼성전자가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와 손을 잡은 건 제미니가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 블록체인 월렛으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송금·결제를 지원해 왔는데, 이번에는 제미니와 협업을 통해 가상자산 매매·커스터디(3자 수탁관리)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애플-골드막삭스’와 ‘페이스북 리브라-코인베이스’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기반 테크핀(기술과 금융혁신) 격전지로 떠오른 미국을 시작으로 디지털 금융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가상자산 거래


삼성전자와 제미니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 제미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하면 가상자산을 구입, 판매, 거래할 수 있다”고 29일 밝혔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삼성전자가 페이스북 창업 스토리와 비트코인(BTC) 강세론자로 유명한 캐머런·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만든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와 기술·서비스 제휴를 맺은 것이다.

타일러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제미니가 미국 최초로 삼성 블록체인 월렛 기반 가상자산 교환 및 관리를 지원하게 됐다”며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 제미니 앱을 연결한 이용자는 제미니 커스터디와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금고' 갤럭시폰으로 크립토 금융 확대  


특히 양사의 이번 제휴는 삼성전자 한국 본사에서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에서 임시조직으로 운영하던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정규조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올해 초 ‘블록체인 개발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코인덕과 모인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핀테크 업체와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해왔다”며 “삼성 블록체인 월렛과 코인덕 연동을 비롯해 여러 크립토 금융 분야 테스트 결과가 미국 현지 기관급 플레이어인 제미니와의 서비스 상용화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한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와 삼성 블록체인 월렛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남미 등 현지 제도권에서 영업하는 가상자산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 세계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술력은 갖춘 상태”라며 “최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과 최대 경쟁사인 애플 등의 블록체인 가상자산 분야 행보에 비춰봤을 때, 삼성전자 역시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통해 가상자산 송금 결제 등 크립토 금융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