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암호화폐 업체인 사가(Saga)가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국제 통화를 발행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부르지는 말자.

사가의 디지털 화폐인 SGA는 1969년에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도입한 특별인출권(SDR)이라고 하는 국제준비자산(international reserve asset)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중국 인민폐와 같은 주요 세계 통화의 재래식 바스켓으로서, 전 세계의 중앙 은행들이 자국 통화의 변동을 막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SGA는 이 모델을 금융수단으로 차용해 블록체인에 적용하고 있다.

요즈음 1 SDR의 가치는 약 1.40달러이며, SGA도 출시되면 이와 동일한 가치를 갖게 된다. 하지만 SGA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SGA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다. 이 암호화폐를 사면 사가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를 무에서 생성해내게 된다. 이를 되판다면 이 코인을 태워버리는 셈이다. 즉, 비록 SGA의 금전적 가치가 변할 수는 있지만, 그 가격 변화는 천천히, 지속 가능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SGA는 영구적으로 고정된 가격을 갖는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안정적인 통화"라고 부를 수는 있다.

"세계 경제에는 세계 통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사가의 창업자인 이도 사데 만(Ido Sadeh Man)은 말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누가 이를 통제하고, 변동성은 어떻게 길들일 것인가? 이것은 합법적인가? 같은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사가는 토큰 보유자를 주권자로 취급한다. 물론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도 사데 만이었지만, 사가는 이더리움 기반의 거버넌스 모델을 사용하므로 토큰 보유자들이 이사회나 다른 통화 위원회를 선출할 수 있으며, 이들은 그의 바람을 완전히 무시한다.

사가는 궁극적으로는 ERC-20 토큰 시스템으로서, AML과 KYC 관행도 준수한다. 새로운 세계 통화를 규제한다는 생각이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호환성이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다. 이도 사데 만은 사가가 아마도 출시한지 1~2년 내에 교환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뭣 때문에 이를 보유한단 말인가? 또한 아무도 보유하지 않는다면 뭣 때문에 이를 받아들인단 말인가? 이에 대해 이도 사데 만은 SGA의 첫 응용 분야는 헷징(hedging)이 될 것이라고 시사하고 있다.

그의 통화가 지정학적 국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 묻자 그는 "국가가 우리 일평생의 정체성을 모두 감당하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세대에서 그 같은 일이 일어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아마 우리 자녀 세대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GA는 12월 10일에 출시되며, 리퀴드(Liquid)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