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인가한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OBCIA) 회원사들이 공공‧금융 등과 접목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협회 회원사들간 시너지를 내면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당초 OBCIA 설립 목표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기존 비즈니스를 재설계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OBCIA 회원사들의 블록체인 서비스 상용화 노력은 최근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최대과제로 꼽히는 ‘킬러(시장선점) 서비스’ 만들기와 맞닿아 있다. 즉 블록체인 기술 철학에 대한 담론을 넘어 상용 서비스 출시를 위해서는 전통산업과 적극 융합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블록체인 서비스 출시를 앞둔 업체나 컨소시엄 대다수는 OBCIA 회원사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LG CNS, 롯데정보통신, 한컴위드, 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 등 대기업과 한국조폐공사, 코스콤, 나이스평가정보를 비롯해 코인플러그, 블로코, 메디블록 등 블록체인 분야 유망기업이 활동 중이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보건의료원(NECA) 등도 OBCIA 회원사로서 민관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전자증명 ‘이니셜’, 블록체인 기반 자산 관리 등 출시예정
OBCIA 회원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 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코스콤을 비롯해 KT와 삼성전자, 우리은행, 현대‧BC카드 등이 참여하는 ‘이니셜 DID(탈중앙화된 신원 식별 시스템) 연합’은 내년 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을 출시한다.

이니셜 이용자는 공공기관과 대학 등 본인이 선택한 발급기관으로부터 대학 제증명 등 관련 자격증명을 직접 받아 필요한 곳에 원하는 정보만 제출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도 각각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을 모색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신규 비즈니스 관련 46개 특허를 출원했으며, 코스콤과 비상장주식거래 자금 지원 등 기업금융 지원도 기획 중이다. 신한은행은 장외파생상품거래(IRS)와 골드바 인증‧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한편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역화폐를 발행·정산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개인간(P2P) 금융 투자자의 ‘원리금 수취권 증서’를 조회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LG CNS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통해 LG마곡 사이언스파크 커뮤니티 화폐를 운영하는 한편, KB손해보험·LG유플러스·LG전자와 연계해 휴대폰 분실파손보상 서비스도 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디지털 저작권 시스템과 신선식품 공급망관리(SCM) 등에 블록체인을 접목 중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상의 수많은 사업 중에서 블록체인으로만 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직 없지만, 이종산업 간의 데이터 융합 등 블록체인 기술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서비스는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며 “다만 기술 개발자 시각이 아니라 소비자 주권 및 가치를 중심에 놓고 서비스에 대한 논의와 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OBCIA 이사회는 2020년 2월 정기총회를 열고 ‘2019년 사업결산 및 감사보고’를 비롯해 새로운 사업계획‧예산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또 OBCIA 회원사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조원희 변호사가 2020년 1월 15일 조찬포럼 발표를 통해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블록체인 기업의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블록포스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