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를 주도하는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청문회 자리에 선다. 지난해 4월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주관으로 열리는 ‘리브라 청문회’에서는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 대한 미 의회의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논리를 가지고 리브라 프로젝트 당위성을 제시할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난항 속 리브라 프로젝트, 흔들림 없이 추진
18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18~20일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의회와 정책면담을 가진 데 이어 오는 23일 ‘페이스북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리는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의회는 페이스북 임원과 리브라 관련 자회사인 칼리브라 대표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리브라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빅 테크 기업의 금융 산업 진출 금지 법안’의 초안이 마련됐으며, 리브라 연합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던 페이팔, 비자, 마스터카드 등은 막판에 탈퇴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과 칼리브라 등은 미국 정부는 물론 세계 각국 정책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리브라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란 의지를 재차 밝히고 있다. 이번 저커버그 CEO 대상 의회 청문회에서 이뤄질 리브라 논의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리브라, 디지털 통화 패권 경쟁 닻 올려
업계 전문가들은 리브라가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같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생태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 세계 금융 정책입안자들이 모이는 이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구상하고 있는 자체 토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총재 역시 지난 8월 각국 중앙은행들이 각국 법정통화로 뒷받침되는 암호화폐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복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구글 AI 알파고가 AI가 인간의 특이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끈 것처럼, 리브라 역시 각국 정부와 대기업들이 디지털 화폐(CBDC) 발행과 개인 간(P2P) 금융 서비스 등에 적극 대비토록 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리브라 청문회는 미 주도의 디지털 자산 제도 정립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록포스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