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상장을 둘러싼 '무단상장' 공방이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면서, 업계의 상장 기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이 지난 14일 카카오 클레이튼의 가상자산인 '클레이'를 원화마켓에 상장하면서, 다시 무단상장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클레이를 발행한 클레이튼은 "사전 논의 없는 무단상장"이라며 "지닥과 모든 협업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지닥은 "가상자산 상장은 거래소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사전 협의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며 상장을 강행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고, 업계 관계자들이 양쪽 입장에서 각각 의견을 붙이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양분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가상자산 무단상장 논란을 끊기 위해서는 업계가 스스로 타당한 기준을 협의해야 한다"며 "SNS를 통해 논란만 키우는 것은 결국 가상자산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클레이튼, 지닥과 파트너십 해지

18일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는 "지닥과 진행 중인 모든 사업적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향후 지닥이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상장하는 것에 대해 관여하지 않겠지만, 기존 파트너 관계에서 제공하던 신속처리절차(패스트트랙) 상장 혜택 등은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닥과 클레이튼은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술 대중화를 목표로 파트너십을 체결한바 있다. 이를 통해 지닥은 올해 2월부터 클레이튼 기반 토큰(KCT) 거래를 본격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자체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통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에도 협력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최근 지닥이 클레이(KLAY) 원화마켓 상장을 예고하며 그라운드X와 갈등이 시작됐다. 그라운드X 측이 "클레이 원화마켓 상장은 사전 논의 또는 협의없이 진행한 지닥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했고, 이에 지닥이 "거래소는 독립적인 심사기관으로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 상장시, 프로젝트의 허락을 구하거나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응수하며 일정대로 상장을 진행하면서 결국 두 회사의 협력은 깨지게 됐다.
특히, 지닥은 그라운드X가 지난해 6월 클레이튼 플랫폼 출시 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퍼블릭 블록체인의 특성을 상기하며 이번 상장을 강행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단일 검증기관이 없는 탈중앙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특성상 그라운드X와 사전 협의없이도 거래소 자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상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방 끝내고 상장기준 협의 나서야  

가상자산 상장을 둘러싸고 거래소와 블록체인 프로젝트 논란은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가상자산을 상장할때 거래소와 사전협의 및 검증 기간을 거치는게 통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일부 시장에서 인기있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상장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면 깃허브(오픈소스 공유 플랫폼) 등을 통해 소스코드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선 상장이든 뭐든 다 가능한 것"이라며 "그게 싫다면 퍼블릭 블록체인을 안쓰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이해타산이 맞는 코인을 찾는 것은 당연하지만, 코인 발행주체와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협의된 기준은 마련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의 원리와 시장 상황에 맞춰 업계가 스스로 협의를 통해 적정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가 공방만 되풀이하는 것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4일 상장 직후 개당 150원까지 치솟은 클레이는 이틀뒤 104원까지 떨어진 후 18일 오전 현재 114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업비트 인도네시아, 리퀴드 등 클레이 거래를 지원하는 다른 거래소들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