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올해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 '제도화의 물꼬를 트는 시기'라고 정의하며 내년부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산업을 둘러싼 정책 마련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 이 제도적 장벽을 넘으면 블록체인은 스마트폰 대중화 속도 만큼 빠르게 일상에 대중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올해 3월 개정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 규제법이 우선 마련됐고, 가상자산 진흥법이라는 또 다른 축이 법적 균형을 맞출 수 있게끔 향후 정부와 산업계 간 활발한 정책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규제법 있으면 진흥법도 있어야"

30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이석우 대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pbit Developer Conference) 2020'에서 "산업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규제와 진흥의 양대 축이 함께 있어야 한다"며 "내년엔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정의부터 가상자산 사업 주체에 대한 규칙을 정하는 가상자산 산업법 논의가 주요한 정책적 변화가 될 것"이라 짚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골자로한 개정 특금법과 가상자산 과세를 통해 국내에서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화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의 화두인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과 탈중앙금융(De-Fi) 비즈니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향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광의적이고 복합적인 정책적 논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표는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성과가 나오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CBDC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고, 이른 시일내 CBDC 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나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CBDC가 금융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디지털 금융의 패권 다툼과 함께 기존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모든 비즈니스는 블록체인 통해 온라인화될 것"

이날 이 대표는 UDC 2020의 사회를 맡은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와 블록체인의 역할과 실생활 적용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의 모든 비즈니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에 블록체인의 쓰임새가 더욱 무궁무진해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잡고, 제도적 허들만 넘으면 블록체인 시장 대중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올 것이라 예상한다"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스마트폰도 약 5~6년만에 누구나 사용하게 됐던 것처럼 갈수록 변화주기가 짧아지는 시장 환경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는 순식간에 우리 일상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현물 시장을 온라인화하는 최적의 시스템이라 강조했다.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데이터를 분산저장하는 방식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선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기존의 중개인이 무의미해지고, 개인간(P2P) 거래 형태로도 충분히 양자간 신뢰를 담보할 수 있어 온라인 기반의 자동화된 비즈니스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만약 주식을 블록체인을 통해 코인화시키면 사용자까리 24시간동안 실시간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동시에 거래 수수료나 정산 지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또, 굳이 주주총회를 위해 사전에 통지를 보내거나 주총장에 가서 투표하는 현재의 오프라인 위주 시스템도 블록체인 통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일이 언젠간 현실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