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이 약 30기가와트(GW)에 달하는 인공지능(AI) 전용 전력 용량을 신규로 개발 중이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11GW의 거의 세 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2024년 반감기 이후 수익성 압박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에너지매거진(TheEnergyMag)이 14개 상장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축소된 채굴 마진을 상쇄하고 다음 성장 사이클에 대비하기 위해 약 30GW 규모의 신규 전력 용량을 AI 워크로드용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증설은 산업 전반이 지속적으로 낮은 해시프라이스(hashprice)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해시파워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에너지매거진은 서류상으로는 이 확장 규모가 “작은 국가 하나에 해당하는 전력 인프라”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로는 30GW의 상당 부분이 아직 개발 파이프라인, 계통 연결 대기열(interconnection queue), 또는 초기 단계 계획에 머물러 있으며, 운영 중인 시설은 아니다.

이러한 격차는 경쟁 구도가 ASIC 효율성 경쟁에서 전력 확보, 자금 조달, 그리고 데이터센터 적기 완공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에너지매거진은 이를 “AI 붐 속 메가와트 군비 경쟁(megawatt arms race)”이라고 표현하며, 최종적인 수익화는 AI 수요가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만큼 강하게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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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 일부 채굴 기업에 조기 수익 성과 제공
AI 인프라로의 전환은 기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 사이에서 점점 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사업에서 의미 있는 매출 기여를 보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하이브 디지털(HIVE Digital)은 최근 AI 및 HPC 사업 부문의 기여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해당 기업은 4분기 매출 9,310만 달러를 보고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1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크게 성장했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전략적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 초, 행동주의 투자사 스타보드 밸류(Starboard Value)는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 경영진에 대해 HPC 및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가속화할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은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 보상이 감소하고 산업 전반의 마진이 압박을 받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상황은 4분기 이후 더욱 어려워졌다.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이상에서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후 가격은 6만 달러 아래로 잠시 하락한 뒤 2월에 들어서야 안정세를 찾았다.
이러한 역풍 속에서도 미국 기반 채굴 기업들은 회복력을 보였다. 혹독한 겨울 폭풍으로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이후, 연초 생산량이 다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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