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전국은행이 자산을 대차대조표에 보유하지 않고도 리스크리스 프린시펄(riskless principal) 방식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는 전통 은행들이 규제된 암호화폐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조치다.

화요일 공개된 해석서(interpretive letter)에 따르면, 은행은 한 고객과 암호화폐 거래를 수행하는 동시에 다른 고객과 상쇄되는 거래를 체결할 수 있으며, 이는 전통 금융시장에서의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활동과 동일한 구조다.

문서는 “여러 신청자들이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형태의 암호자산 거래가 은행 고객과 사업에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 설명해왔다”며 “성장하는 시장에서 추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OCC는 이 조치가 고객들로 하여금 “비규제 혹은 규제가 미흡한 옵션이 아닌, 규제된 은행을 통해 암호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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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 해석서는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방식의 암호화폐 거래가 ‘은행업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출처: US OCC


해석서는 또한 은행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수행할 때, 해당 활동의 법적 허용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은행의 인가 권한과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관들은 운영·컴플라이언스·시장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절차를 갖춰야 한다.

문서는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거래의 주요 위험은 거래상대방 신용위험(특히 결제 위험)”이라며, “거래상대방 신용위험 관리 능력은 은행업의 핵심이며, 은행들은 이 위험 관리에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은 미국 법령 12 U.S.C. § 24를 근거로 한다. 해당 법령은 전국은행이 은행업의 일환으로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해석서는 또한 증권으로 분류되는 암호자산과 기타 자산을 구분하며, 증권에 대한 리스크리스 프린시펄 거래는 기존 법률상 이미 명확히 허용된 활동임을 언급했다.

이번 OCC 해석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현행법 하에서 전국은행이 수행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감독기관의 공식 입장을 제시하는 문서다. 해당 문서는 OCC 수장 조너선 굴드(Jonathan Gould)가 “연방 은행 인가를 신청하는 암호화폐 기업들은 전통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굴드는 은행 시스템이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을 전통 은행과 다르게 취급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통 은행들은 “수십 년 동안 전자적으로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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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포인트 2.0’에서 친(親)크립토 정책으로 전환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일부 업계 단체와 국회의원들은 미국 규제기관들이 암호화폐와 연계된 은행 및 기업에 대한 감독 압박을 강화하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Operation Choke Point 2.0)’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해당 업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연방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디지털 자산 활동에 대해 보다 완화된(permisisve)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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