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초자산 대비 3~5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려는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을 중단시키고, 해당 발행사들에 경고 서한을 보냈다.
SEC는 200%를 초과하는 익스포저를 제공하는 레버리지 ETF 신청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는 1940년 제정된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 에 따른 규제를 근거로 한다.
Direxion, ProShares, Tidal 등 ETF 발행사들은 SEC로부터 공식 서한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투자 펀드의 위험 노출(Value-at-risk)은 기초자산 또는 벤치마크 지수로 구성된 ‘참조 포트폴리오(reference portfolio)’ 대비 200%를 넘길 수 없다.
SEC는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펀드가 지정한 참조 포트폴리오는 레버리지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비레버리지 기준값을 제공한다.”
SEC는 발행사들에게 기존 규제에 맞춰 레버리지 비율을 낮출 것을 지시했으며, 그 이전에는 신청을 심사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로써 미국 내 암호화폐 3~5배 레버리지 ETF 출시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EC는 경고 서한을 발행사에 발송한 당일 바로 공개했는데, 이는 “이례적으로 빠른 조치”로 평가된다. SEC가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신속히 알리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월 크립토 시장은 플래시 크래시로 인해 200억 달러 규모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하면서 급락했다. 이는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청산 사건으로 기록되며, 레버리지 위험성이 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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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레버리지 급증… 수익·손실 모두 증폭시키며 시장 왜곡
The Kobeissi Letter 애널리스트들은 SEC 경고에 대해 “레버리지는 명백히 통제 불능 상태에 들어갔다”라고 평가했다.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이번 시장 사이클에서 청산 규모는 지난 사이클 대비 거의 3배 증가했다.
지난 사이클 일평균 청산 규모는 롱 포지션 2,800만 달러, 숏 포지션 1,500만 달러였다. 현재 사이클 일평균 청산 규모는 롱 6,800만 달러, 숏 4,500만 달러다.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규제 환경 개선 기대감 속에서 레버리지 기반 크립토 ETF 수요는 급증했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처럼 마진콜이나 자동 청산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약세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도 손실이 복리 형태로 누적돼 투자자 자본을 크게 잠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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