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록체인에 등록된 주식 버전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디지털 자산 기술을 전통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는 데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하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제안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 주식의 디지털 형태인 ‘주식 토큰’을 승인된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화요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전통적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발행하는 ‘토큰화(tokenization)’ 과정에 대해 규제 당국의 수용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EC 의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최근 토큰화를 규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증진해야 할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시장 내 혁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큰화된 자산이 금융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몇 달간 주식 토큰화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로빈후드(Robinhood)와 크라켄(Kraken) 같은 플랫폼은 이미 토큰화된 주식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나스닥(Nasdaq)은 자사 거래소에서 토큰화 증권을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변경을 SEC에 승인 요청한 상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도 토큰화된 주식 제공을 위해 SEC 승인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

그럼에도 불구하고, SEC가 블록체인 기반 주식을 수용하려는 명백한 의지는 기존 금융사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시타델 시큐리티즈(Citadel Securities)는 7월 SEC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Crypto Task Force)에 보낸 메모에서, 규제 당국이 토큰화가 규제 허점을 악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 이익을 제공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타델은 “토큰화된 증권은 자기 이익을 위한 규제 회피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인 혁신과 효율성을 제공함으로써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조 와이젠탈(Joe Weisenthal)

잡지: 로빈후드(Robinhood)나 크라켄(Kraken)의 토큰화된 주식이 정말로 탈중앙화될 수 있을까?

주식 토큰화, 영향력 확대

토큰화된 주식은 광범위한 토큰화 시장에서 다음 주요 성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 금융 토큰화는 주로 사적 신용(private credit)과 미국 국채(US Treasury)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 주식 분야도 속속 토큰화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3,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토큰화되었지만, 그중 토큰화된 주식은 전체의 약 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0일 동안 토큰화 주식의 가치는 거의 두 배로 증가하며 채택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큰화된 주식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출처: RWA.xyz

최근 바이낸스 리서치(Binance Research) 보고서는 토큰화된 주식의 부상을 2020~2021년 디파이(DeFi) 붐 초기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최근 성장세를 바탕으로, 토큰화 주식이 광범위한 하이브리드 금융(Hybrid Finance) 전환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낸스 리서치(Binance Research)는 전 세계 주식의 단 1%만 블록체인으로 이전돼도 토큰화 주식 시장 규모가 1.3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잡지: 로빈후드의 토큰화 주식, 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