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맺은 ‘테크핀 동맹’의 시너지를 높여줄 비밀병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이다. 인터넷‧모바일 강자인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치열하게 경쟁해온 간편결제 서비스 부문에 블록체인‧암호화폐 지갑 등을 접목하면, 기존 온‧오프라인 지급결제 과정과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가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시장 선점을 위해 ‘출혈 경쟁’을 펼친 결제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양사와 전자상거래(e커머스) 및 간편결제 시장 경쟁을 해온 라쿠텐이 암호화폐지갑 출시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경쟁력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일본 간편결제 시장의 승부처는 블록체인 기술경쟁력 확보가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일, 1억명 기반 ‘테크핀 플랫폼’ 등장
네이버는 18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 소프트뱅크, Z홀딩스가 경영통합에 관한 통합기본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며 “(내년 10월) 경영통합이 완료되면 라인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50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가 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운영하게 되는 라인 합작회사는 Z홀딩스를 지배하게 된다. 또 Z홀딩스는 산하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검색 포털 서비스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회사를 두게 된다. 이를 통해 약 1억 명 규모의 이용자를 갖춘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한다.

특히 양사가 통합 시너지를 낼 영역은 e커머스와 간편결제 등 ‘테크핀(기술+금융)’ 영역이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 알리바바‧텐센트 등 미‧중 빅테크 기업의 격전지로 떠오른 테크핀 시장에 또 다른 대항마로 ‘네이버 라인-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합류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가맹 수수료 절감 효과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각각 운영해 온 ‘라인페이’와 ‘페이페이’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금 없는 사회’ 정책 목표에 따라 퀀텀점프(대도약)가 예상되는 간편결제 부문에서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과 암호화폐 지갑이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율 절감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율이 평균 5%를 넘어섰기 때문”이라며 “일본 정부가 수수료율을 낮추고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고 외국인들의 결제 비중도 신용카드와 간편결제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라인페이와 페이페이가 결제액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쉬백 이벤트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진행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특히 양사는 기존 사업 영역인 모바일 메신저와 e커머스 영역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페이스북, 알리바바, 라쿠텐 등 양사의 글로벌 경쟁업체도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및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또 다른 정보기술(IT)‧벤처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 친동생인 손태장 회장이 운영하는 미슬토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리퀴드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영역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갖춰왔다”며 “네이버 라인 역시 이미 일본 현지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서비스를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경영통합은 테크핀과 블록체인 기술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록포스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