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 수익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일요일 암호화폐 시장 급락의 배경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켓워치(MarketWatch)에 따르면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월요일 1.86%로 상승해 2008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10년물 금리는 지난 12개월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으며, 2년물 국채 금리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표면적으로 1.86%는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금리지만, 일본이 수십 년간 초저금리·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은 안정적인 채권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 ‘싸게 차입해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트레이드를 가능하게 해왔다.
경제학 저자 샤나카 안슬렘 페레라는 “수조 엔 규모가 미국 국채, 유럽 채권, 신흥국 부채, 각종 위험자산에 투입됐다”며 “이제 그 앵커(기초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美 국채에도 ‘악재’…일본 금리 상승이 흔드는 자본 흐름
페레라에 따르면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약 1조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외 해외 투자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내 금리가 0% 수준에서 2%에 가까운 수준으로 오르면 자본의 수지가 바뀐다”며 “수십 년간 해외로 흘러나갔던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할 압력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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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점이다. 미국은 현재 연준의 양적긴축(QT)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연간 1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의 채권국(creditor nations)이 인위적으로 억눌린 금리로 세계의 채무국(debtor nations)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게 되면, 2008년 이후 구축된 금융 시스템 전체가 재평가될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 후퇴’ 직격탄 우려
이 같은 금리 급등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여러 경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트코인(BTC)과 암호화폐는 전통적으로 글로벌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에서 강세를 보였다.
일본이 저금리를 바탕으로 공급한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그동안 미국 기술주와 암호화폐 같은 고위험 자산으로도 흘러들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유동성이 역류해 일본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위험자산으로 유입되는 투기적 자금은 줄어들게 된다.
디파이(DeFi) 분석가 ‘우콩(Wukong)’은 “암호화폐는 위험자산 스펙트럼의 가장 끝에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조금만 흔들려도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급격하게 재평가(repricing)되는 상황이 온다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먼저 이동하기 때문에, 현금 확보를 위한 위험자산 매도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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