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방대한 이더리움 보유분 일부를 스테이킹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규제 당국이 곧 상장지수상품(ETF) 내 스테이킹을 허용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아크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의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은 목요일 4만 개 이상의 이더리움(ETH)을 이전했으며, 이는 스테이킹 보상을 위한 포지셔닝과 일치하는 활동이다. 아크햄은 확인될 경우 그레이스케일이 미국에서 이더리움 ETF 운용사 중 최초로 보유 자산을 스테이킹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이스케일의 이더리움 트러스트(ETHE)는 106만 개 이상의 ETH를 운용하며, 가치로는 48억 달러가 넘는다. 이 회사는 2017년 ETHE를 사모 투자 수단으로 출시했으며, 2024년에는 ETHE 자산 일부를 분리해 비용이 낮은 이더리움 미니 트러스트(ETH)를 선보였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올해 그레이스케일 펀드가 ETH 스테이킹을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SEC는 일부 형태의 유동적 스테이킹(liquid staking)은 규제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추가적인 명확성을 제시했으며, 이는 규제된 펀드의 잠재적 채택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레이스케일이 스테이킹을 가능하게 하는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SEC는 아직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는 회사가 규제 결정에 앞서 미리 포지셔닝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존재하는 현물(스팟) 이더리움 ETF에는 스테이킹 기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크햄이 추적한 이번 이전은 SEC가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대형주 펀드(Grayscale Digital Large Cap Fund)를 승인한 하루 뒤에 이루어졌다. 이 멀티자산 암호화폐 ETP는 비트코인(BTC), 이더(Ether),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에 대한 노출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이 개별 토큰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다양한 암호화폐에 분산 투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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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들, ‘ETH 스테이킹 ETF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
분석가들은 미국 현물(스팟) 이더리움 ETF 내 스테이킹 승인 여부가 새로운 기관 수요를 촉발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단순히 자산을 보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10x 리서치 책임자 마르쿠스 티렌(Markus Thielen)은 7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ETF의 스테이킹이 ‘시장을 극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의는 이더리움 수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물 ETF 유입은 올해 급증했으며, 거래소에 보관된 ETH량은 9월 초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이는 기업 재무부와 ETF가 공급을 흡수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