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청문회, ‘디지털 달러’ 패권 야심 드러났다

리브라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리브라를 통한 차세대 금융 시스템 패권 야심을 드러냈다. 리브라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보다 더 엄격한 이용자확인의무(실명인증·KYC)와 자금세탁방지(AML)를 적용해 국경을 초월한 모바일 금융 생태계 자본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실물 경제보다 디지털 경제 활동량이 점차 늘어나고,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가치 교류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할 리브라가 기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차세대 디지털 경제에서 유지시켜주는 동시에 정보 교류 과정을 넘어 자본 흐름 감시 도구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 자회사 칼리브라가 만드는 리브라 관련 암호화폐 지갑은 모든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가장 강력한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동시에 신원인증 등 KYC도 엄격히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물경제 기반 법정통화인 달러는 자금세탁과 무기매매 등 악용되는 사례가 있지만, 디지털 경제 기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는 익명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또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 행보 등을 거듭 언급하며, 리브라 출시가 좌초될 경우에는 ‘디지털 위안화(CBDC)’에 차세대 금융 시장 패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가 지난 7월 리브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 연합군’만이 중국과의 디지털 화폐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저커버그 CEO는 "중국이 CBDC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리브라가 끝내 출시되지 못하면 미국은 전 세계 금융 선도국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모바일 금융 생태계에서 페이스북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텐센트 등에게 테크핀 주도권을 내준 상태다. 게다가 최근 중국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리브라 대항마로 자체 스테이블 코인 ‘비너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이 미국을 기반으로 둔 글로벌 IT 기업임을 강조하며, 리브라와 관련된 정책협력 등 미국 규제기관의 승인을 전제로 리브라가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리브라 연합 회원사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규제 당국과 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른 회원사들에게 피력할 것”이라며 “이 부분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리브라 연합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록포스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