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성장은 여러면에서 기반 인프라를 앞서고 있다. 암호화폐 매매와 디지털 자산 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보안성 측면에서 해커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2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성장하면서 암호화폐 보험에 대한 수요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대형 보험사들은 이 시장에서 주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순자산 450억 달러 규모의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의 로이드(Llyod)는 작년에 코인베이스(Coinbase)와 협력관계를 맺고 올 해 4월 2억5500만 달러에 달하는 보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 말고도 제미니(Gemini), 킹덤 트러스트(Kingdom Trust), 앵커리지(Anchorage) 등과 같은 업체들도 보험에 가입했다.
암호화폐 보험이 왜 필요한가?
암호화폐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눈부신 기술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보고서는 사이버보안이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보안 리서치 회사인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의 추산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에만 해도 무려 40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자산이 도난이나 사기를 통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플랫폼인 바이낸스는 올 해 "대규모 보안침해"가 발생해 시가 4000만 달러에 달하는 7000개의 비트코인이 사라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낸스의 설명에 따르면 해커들은 회사의 BTC 자산의 2% 가량이 저장된 핫 월렛을 공격하기 위해 피싱 및 바이러스를 공격에 활용했다. 다행스럽게도 바이낸스는 지난 2018년 사용자들을 위한 보안자산기금(SAFU)을 조성해서 그러한 사건 발생시 사용자들을 자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이래로 SAFU는 해킹으로 인한 자금손실을 대비해 전체 바이낸스 거래 수수료의 10%를 콜드 스토리지에 저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보험이 필요한 또 다른 경우는 2016년 발생한 비트파이넥스 해킹 사건에서 잘 보여준다. 2019년 6월 이스라엘 출신의 두 형제가 12만 개에 달하는 비트파이넥스 소유 비트코인(당시 시가 7200만 달러)을 탈취하다가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금년 초 이래로 적어도 일곱 건에 달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공격 사건이 보고되었다. 이들 중 하나는 싱가포르에 소재한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트루(Bittrue)에 대한 공격으로서 이로인해 XRP와 카르다노 화폐로 5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얼마나 흔하게 발생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더구나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그러한 공격이 약간의 해킹 지식만 있으면 쉽게 저질러질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보안 전문회사 조쿄 랩(Zokyo Labs)의 공동설립자인 하르테지 소흐니(Hartej Sawhney)는 "해커들 입장에서 매우 쉽게 저지를 수 있는 범죄 대상들이 얼마든지 널려 있다. 오늘날의 중앙집중화된 거래소 환경에서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려면 그렇게 고차원 수준의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보험에 대한 도전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암호화폐투자자들에게 안정망을 제공할 수 있다. 전통적인 보험사는 가치저장의 창고로서의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다.
바이낸스, 제미니, 코인베이스 같은 거대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이미 사고시 이를 보상해 줄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그러나 현재 보험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당국의 불확실성이다. 전 세계적으로 규제당국은 암호화폐의 돈세탁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방식과 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발표한 곳은 거의 없다.
제미니의 리스크 책임자인 유수프 후세인(Yusuf Hussain)은 코인텔래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전통 보험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바는 규제의 명확성의 결여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된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암호화폐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가 암호보험의 가용성을 높이는 핵심적일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