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자사가 계획 중인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에 대해 연방 차원의 법적 보호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3개 주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예측 계약(event contracts)이 금융 상품인지, 도박인지를 둘러싼 논쟁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린 셈이다.
코인베이스는 코네티컷, 일리노이, 미시간주 규제 당국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는 플랫폼에 상장된 예측 시장은 상품거래법(CEA)에 따라 CFTC의 배타적 관할권에 속하며, 각 주의 개별 도박 규제를 적용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 최고법무책임자(CLO) 폴 그루월(Paul Grewal)은 금요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분명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예측 시장은 개별 주(더 나아가 50개 주)의 게임 규제 당국이 아니라, 명백히 CFTC의 관할에 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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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도박법에 대한 ‘연방주의’ 도전
코인베이스는 이번 분쟁을 단순한 법 해석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각 주가 연방 감독을 받는 예측 시장을 각자 불법 도박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가장 규제가 엄격한 주의 기준이 사실상 전국 표준이 되는 결과를 초래해 “미국의 연방주의 체계를 뒤집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상품거래법(CEA)에서 규정한 ‘상품(commodity)’의 정의를 근거로 들며, 의회가 상품의 기초자산에서 양파(onions)와 영화 박스오피스 수익 등 극히 일부만을 명시적으로 제외했을 뿐, 스포츠나 정치 이벤트는 제외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루월은 코인베이스의 예측 시장과 기존 스포츠 베팅 사업자를 명확히 구분했다. 카지노나 북메이커는 고객의 손실에서 이익을 얻고 배당률을 조정해 수익을 극대화하지만, 예측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는 중립적인 매칭 엔진에 불과하며 가격 변동에 이해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코인베이스는 이 둘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법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며, CFTC의 감시와 포지션 한도 규제가 적용되는 연방 파생상품을 사실상 질식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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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시의 엇갈린 판결…예측 시장의 향방 가를 분수령
이미 CFTC가 지정한 이벤트 계약 거래소로 운영 중인 칼시(Kalshi)는 지난 1년간 같은 논리를 법정에서 시험해왔다. 칼시는 예측·스포츠 시장이 연방 규제 파생상품인지, 무허가 도박인지를 두고 최소 6개 주와 소송을 벌였다.
현재까지 결과는 엇갈린다. 네바다와 메릴랜드에서는 법원이 CFTC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주 도박 규제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뉴저지와 최근 코네티컷에서는 연방법원이 본안 판단 전까지 집행을 일시 중단하는 가처분을 허용했다. 매사추세츠는 칼시의 스포츠 상품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가처분 결정은 2026년 초에 나올 전망이다.
코인베이스가 사실상 칼시의 연방 우선(pre-emption) 전략을 채택하면서, 두 회사의 소송은 연방법원이 핵심 질문에 답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다. 즉, 미국의 예측 시장이 상품거래법에 따른 금융 상품으로 규제될 것인지, 아니면 주 도박법에 따라 존폐가 갈릴 것인지가 향후 판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