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암호화폐에 대한 제한적 입장에서 벗어나, 현지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와 보다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현지 매체 라 나시온(La Nación)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전통 은행의 암호화폐 거래 허용을 검토 중이며, 이는 조직 내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아직 해당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BCRA는 2022년 5월, 아르헨티나 주요 은행 두 곳이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확대할 의사를 밝힌 지 불과 며칠 만에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거래 제공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당시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서비스가 사용자와 “금융 시스템 전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새로운 암호화폐 규정이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라 나시온의 소식통들은 규정 시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지 거래소 관계자들은 이 조치가 이르면 2026년 4월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소문은 암호화폐 거래소, 은행권, 규제 당국 주변 인사들의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었다고 한다. 현지 거래소 레몬(Lemon)의 한 관계자는 “보다 개방된 금융 생태계가 아르헨티나에서 디지털 자산 대중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출처: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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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암호화폐 정책 재검토

라 나시온 보도가 지적한 규제 변화의 방향성은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가 취한 조치들과 일정 부분 일치한다. 3월 중순, 아르헨티나 증권위원회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자(VASP)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확립하며 관련 규정을 마무리했다.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는 2024년 4월부터 규제 기관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가 적용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미국 상장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2024년 1월, 아르헨티나 규제 당국으로부터 현지 서비스 확장을 승인받았다. 2024년 10월에는 바이낸스(Binance)가 모바일 및 웹 애플리케이션이 아르헨티나 사용자를 대상으로 “완전히 제공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공식 등록을 완료한 이후 이뤄졌다. 또한 바이비트(Bybit) 역시 2024년 8월 중순 아르헨티나에서 영업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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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폭발적 암호화폐 수요 증가

아르헨티나의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해 2024년 10월 초 기준, 브라질을 제치고 라틴아메리카 최대 크립토 유입 국가로 올라섰다. 2024년 7월에 발표된 다른 자료에서도 아르헨티나는 서반구 전체에서 암호화폐 채택률 1위로 평가되었으며, 전문가들은 극심한 페소화 가치 하락과 약 276%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규제기관들은 최근까지 암호화폐 확산에 대해 대체로 적대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3년 5월 중앙은행은 결제 서비스 업체의 암호화폐 거래 제공을 금지하며, 기존의 금융기관-디지털자산 간 상호작용 제한을 더욱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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