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범죄와의 전쟁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보안 분야의 선도업체인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는 인신매매 방지기구(Anti-Human Trafficking Intelligence Initiative, ATII)와 함께 암호화폐 분석 기법을 이용해 전세계의 인신매매 범죄를 퇴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미국 정보국 요원으로서 사이퍼 트레이스의 금융 조사 및 교육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파멜라 클레그(Pamela Clegg)가 자문위원으로서 자금세탁과 암호화폐에 대한 전문 지식을 ATII에 제공하면서 필요할 경우 수사를 돕기로 했다.

사이퍼트레이스는 ATII에게 자사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라이선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강력한 툴을 이용해 사용자는 700개가 넘는 가상 자산을 포함한 거래를 추적 할 수 있다.

암호화폐 추적해 인신매매 철퇴

ATII가 올해 9월에 창설된 이후로 그 창립자인 아론 칼러(Aaron Kahler) 회장은 유명 암호화폐 포렌식 업체 다섯 곳에 연락해 인신매매에서의 암호화폐의 역할에 대해 알아낸 내용이 있는 지 문의했다. 이들은 암호화폐가 외설물이나 마약 밀매에 사용되는 데 대한 정보는 있었지만, 우려 대상인 인신매매에 악용되는 데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

ATII의 정보 보안 책임자인 래리 카메론(Larry Cameron)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암호화폐가 인신매매와 아동 노동 착취에 악용되는 데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러잖아도 규제 없이 범죄 활동이 만연해 있는 이 분야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통해 이 같은 범죄 활동을 추적해내 보다 면밀하게 수사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얼마나 많은 인신매매가 실제로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지는 아직 알아내기 힘들지만, 사이퍼트레이스와 ATII는 돈세탁이나 암시장 거래로부터 알려진 정보를 토대로 그 규모를 좀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파멜라 클레그는 지적했다.

“우리가 현재 인신매매 정보와 관련해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얼마나 많은 인신매매 행위가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암호화폐가 인신매매 자금 조달에 악용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제대로 된 통계수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제 기관들은 인신매매 관련 물류 지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인적 이동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사이퍼트레이스와 ATII는 협력을 통해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암시장에서 어떻게 거래되고 있는 지 알아내고, 그 중 어느 정도가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지 밝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