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와 관련해 발표한 보고서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7월 8일 리브라의 동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리브라는 기존 암호화폐의 변동성 문제 등을 해결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만 '불분명한 가치 보장 방식', '가치 폭락 우려',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극대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명시했다.
지난 7월 5일 금융위가 작성한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 리브라가 은행, 통화정책, 개인 소비자 등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여러 법정통화와 미국 국채 등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리브라의 가격을 보장한다는 리브라의 백서에 대해 실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리브라의 가치 안정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브라는 백서를 통해 국가 통제를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 발행을 목표로 한다며 변동성, 규제 불확실성 등의 기존 암호화폐와의 문제를 해결해 상용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8일 현지 매체 블록인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리브라가 상용화하는 근간으로 수십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 기반이 지목됐다.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구매한 리브라는 앱 내 지갑모듈에 보유 및 사용한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스토어 등은 일부 가상통화 앱 등록을 거부했지만,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페이스북을 등록 거부하긴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소셜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분리하기 위해 자체 전자지갑 모듈 제작 자회사인 칼리브라를 설립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앱 내 지갑이나 암호화폐 거래소(가상자산 취급업소)에 법정통화 등을 입금해 리브라를 구매, 전자지갑에 저장 및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급업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하므로 투기 등으로 인해 본질적 가치와 괴리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테더(USDT) 가격이 최대 1.32달러까지 상승한 것을 예로 들었다. USDT는 미국 1달러를 담보로 해 가격을 안정화하는 증표로 리브라와 마찬가지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으로 분류된다.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면서 금 태환을 중지한 것처럼 리브라도 디지털 기축통화가 되면 준비금을 통한 가치보장을 중지할 가능성도 있다. 발행량 조정 메커니즘이 불명확하고, 준비금과의 상관관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리브라 발행량 증가시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외환시장에서는 “법정통화 가치상승시 리브라 보유자의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브라가 ’17억 명의 금융소외계층이 서비스 대상’이라고 했지만, “(애초에) 은행 계좌 없이 리브라를 구매 및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리브라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페이스북 사용자 24억 명이 은행예금의 10%를 리브라로 이전 시 리브라 적립금이 2조 달러를 초과하게 된다. 기존 은행의 현금 지급능력이 하락하고, 대출금이 감소하며 국제수지가 취약한 신흥시장에 위협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질 시 법정통화 등에 머물던 자금이 리브라로 쏠리는 일종의 뱅크런(bank-run)이 발생해 신흥시장에 위기를 심화한다는 논리다.
이어 리브라용 예치금으로 채권 등을 매입할 경우 은행 재무 상태가 위축된다. 리브라의 해외송금 수수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존 은행의 해외송금 수익이 줄어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규제 불확실성과도 맞닿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리브라가 국제 자본이동과 관련한 정책적 대응 능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기존 감시감독 체계로 P2P 방식에 의한 거래당사자 간 자금 이전을 관리 및 통제하기 곤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브라가 광범위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이유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대형 금융회사가 리브라에 대한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은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많이 보유한 만큼 리브라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의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감안할 때 금융정보 유출, 나아가 소셜데이터와 금융데이터가 결합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커질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자료를 공개하며 “언론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리브라 백서, 국내외 언론 및 해외 동향 등을 정리한 것으로 금융위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