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은행-암호화폐 거래소 거래정지조치가처분에 '거래소' 손 들어줘

 

법원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은행 사이 불거진 거래소 거래정지조치가처분에 대해 거래소 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농협은행, 신한은행 등이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실명확인입출금계정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수의 암호화폐거래소를 제외한 암호화폐거래소들에 대해 집금계좌로 사용되는 계좌의 입금정지조치를 예정할 것을 통보했으며, 이에 대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법원에 거래정지조치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13일 서울지방법원 민사 제50부(주심 고석범 판사)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 코인이즈, 벤타스 비트가 신청한 거래정지조치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로서 암호화폐 거래소 3사는 정상적으로 법인계좌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3사는 금융위와 은행들의 조치에 대해 금융위의 정책과 은행들의 일련의 거래금지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래정지조치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3사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의 이용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여러 안전장치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금융위의 가이드라인만을 기계적으로 따른 시중 은행들의 일방적 조치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은 특정금융정보법에 근거한 실질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으로 입금정지조치는 적법한 것임을 주장했다. 

결국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통해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암호화폐거래소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가처분 인용 결정문에서 실명확인입출금계정서비스를 이용할 명확한 의사가 있음에도 이를 제공 받을 기회조차 주지 않은 현실적 상황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금세탁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영업권을 박탈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암호화폐거래소 영업의 자유나 관련 시장의 위축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없이 금융위 가이드라인의 취지만을 강조하는 것 역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3사를 대리해 가처분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비전의 김태림 변호사는 법원이 가처분 인용결정에서 특정금융정보법의 해석과 관련해 암호화폐거래소의 ‘자금세탁 위험’ 여부를 판단할 때 실명확인입출금계정서비스만이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암호화폐거래소들의 자구 조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김태림 변호사는 “이는 현재 금융위가 실명확인입출금계정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암호화폐거래소들의 집금계좌를 일방적으로 정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거래소들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실명확인입출금 계정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만약 자금세탁방지의무를 게을리하는 경우 보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관리하는 것이 암호화폐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돕는 길이다”며  “이는 결국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법적 제도화의 논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