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보호예수(crypto custody)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2019년 들어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암호화폐 플랫폼 사업자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이 분야의 선도업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호예수 플랫폼은 원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저장/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 솔루션은 많은 경우 다양한 핫 스토리지 및 콜드 스토리지 기술을 결합하여 활용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일반적인 월렛 시스템은 개인들의 자산 보호를 위해 개인 키(그 밖에 다양한 보안 프로토콜과 함께)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알파벳 및 번호를 조합한 암호는 기억하기가 힘들고 충분한 능력을 갖춘 해커라면 쉽게 해킹을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호예수 플랫폼은 월렛 도난이나 개인 키 망각 등의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암호화폐 보호예수 업체들이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규제당국의 요건을 준수하는데 잘 부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객들의 자산 가치가 15만 달러가 넘는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일정한 자격을 갖춘 보호예수 사업자'에게 이 자산을 맡길 것을 법으로 의무화(도드-프랭크 법)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 사포의 보호예수 사업부문 인수
지금으로부터 약 2주 전에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자신의 회사가 사포(Xapo)의 보호예수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공식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거래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70억 달러가 넘는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거래 플랫폼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
이 거래 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내역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춘지의 추정에 따르면 코인베이스가 이 거래와 관련하여 550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한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의 보호예수 자산(AUC) 규모는 전세계 14개국 120개 기관투자자 고객들이 보유한 자산들로 구성되고 있다. 이에 더해 금년 5월 코인베이스의 AUC는 보호예수 자산 액수 1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코인베이스-사포 거래 건이 완결된 이후 이전 사포의 기관투자자 고객들은 코인베이스의 관련 인프라를 활용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유럽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인베이스의 암호화폐 보호예수 서비스는 작년 7월부터 시작됐다. 이 플랫폼 상에서 지원이 되는 화폐의 유형은 비트코인(BTC), 비트코인 캐시(BCH), 이더(ETH), 이더리움 클래식(ETC),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등이다.
사포는 원래 지브롤터 금융서비스위원회(Gibraltar Financial Services Commission)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고 현재 감독을 받고 있으며, 규제당국에 의해 전자화폐 전문 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포는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으로부터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를 교부 받은 바 있다.
암호화폐 보호예수 시장이 생겨난 이래로 사포는 벤치마크(Benchmark), 그레이록 파트너(Greylock Partners),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 Group), 이머전스 캐피털 파트너(Emergence Capital Partners) 등 몇몇 대형 금융기관들로부터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백트(Bakkt)와 바이낸스(Binance) 등 시장 내 핵심 플레이어들이 주로 비트코인 선물과 관련된 새로운 상품을 속속 내놓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와 같은 상품 유형의 확대와 관련해서 코인베이스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향후 지분 보유, 암호화폐 자산에 근거한 융자상품 개발, 디지털 화폐 대출 등 암호화폐 자산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상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호예수 솔루션 갈수록 많아져
뱅크 오브 뉴욕 멜론(Bank of New York Mellon)은 연구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중심의 보호예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현재 최고조에 달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솔루션을 통해 기관투자자 시장과 디지털 산업계 간에 존재하는 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은행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은행인 폰토벨(Vontobel)은 최근에 디지털 자산 금고(Digital Asset Vault) 서비스를 개시해서 고객들이 100개가 넘는 다른 은행이나 자산관리 회사들과 연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자산의 매입, 예수, 계좌이체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독일의 증권거래소인 보르제 슈투트가르트(Börse Stuttgart)도 유사한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미국 내 현재 암호화폐 규제안은 자산관리 업체들이 고객의 암호화폐 자산을 관리할 때 일정한 요건을 갖춘 보호예수 업체를 이용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암호화폐 보호예수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다. 유럽의 증권시장감독청(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은 유럽내 국가 개별 정부들에 대해 이 문제와 관련하여 보다 명확한 규제 안을 수립하도록 요청을 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