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이 한달새 암호화폐 3개를 잇달아 상장 폐지하는 등 부실 코인 솎아내기에 나섰다. 최소한의 거래량 미달로 거래 서비스 유지가 어려운 암호화폐를 사전에 걸러내 프로젝트 자체 시세조작 등 위협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거래량 부족' 상폐되는 코인들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간 총 4개의 암호화폐를 상장 폐지했다. 그 중 3개는 최근 한달 새 장장폐지됐다. 상장폐지된 암호화폐는 어거를 시작으로 콘텐츠 프로토콜, 엔진, 코스모코인 등이다.

코인원 측은 "투자유의 종목 지정 사유 미해소로 암호화폐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히며 출금지원 종료 전까지 반드시 해당 암호화폐를 출금해달라고 공지하고 있다. 코인원이 공개한 4개 암호화폐 상장 폐지 사유는 공통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지속성 부족 및 최소한의 거래량 미달로 인한 시세조작 위험성 증가'다.

이에 대해 코인원 관계자는 "상장폐지된 암호화폐의 경우 일거래량이 아예 없거나, 몇 만원 단위일때도 있었다"며 "거래량이 많이 감소하면 오더북 자체도 비게 되고, 소수에 의해 시세 조작이 일어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선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까지 진행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코인원은 스트리머, 카이버, 람다 등 3개 암호화폐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해 놨다. 해당 암호화폐들도 모두 앞서 상장 폐지된 암호화폐들과 같은 이유로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특히 람다는 코인원에 상장된지 채 4개월도 되지 않아 유의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장선 우려도 제기
하지만 코인원 자체 상장 폐지 기준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같은 코인이라 할지라도 암호화폐 거래소마다 서로 거래량이 다른데 코인원에서 발생하는 거래량만을 기준으로 '상폐 코인'으로 낙인찍는 것이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는 "생활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나와야 암호화폐 활용성이 높아지고 거래량도 많아질텐데, 아직 실서비스 사례를 만들어낸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게 사실"이라며 "코인원의 상폐가 자칫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전체의 판단기준으로 읽혀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코인원에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거래소간 거래 정상화 협의 과정에서도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에서 상장 폐지된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거래소에선 업비트나 빗썸 등 두 거래소가 양강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보니 코인원에서 발생하는 거래량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거래량 확대에 대한 제안을 거래소 측으로부터 받긴 했으나 최종적으로 고사하고 자연스레 상폐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인원 관계자는 "유의종목 지정 후 모니터링 기간 동안에는 프로젝트 팀에 좋은 이슈로 알릴 수 있는 것이나, 개발 로드맵 상에 유의미한 진척이 있는지 등과 관련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거래량 확보 솔루션에 대한 부분도 개선 방안에 포함돼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반영해 상장 폐지되지 않는 방향을 찾으려 한다"며 "모니터링 기간도 초기엔 2주 정도로 잡았다가 최근 최대 3개월까지 기간을 늘려 프로젝트 측에 개선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포스트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