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비상장주식의 거래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하는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이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주 코스콤은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대전테크노파크, 아미쿠스렉스 등 6개 참여사들과 협력해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가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올해 하반기 내 출시될 예정이다. 비상장사 중 규모가 작아 실물증권을 발행하지 않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주주명부관리와 비상장주식 거래 등을 온라인 상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거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비상장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플랫폼 내에서 각각의 서비스들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비상장주식 마켓 플랫폼에서 비상장주식 매도자와 매수자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대금을 입금하면 이후 주주명부 변경까지 비상장주식 거래 전 과정이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투명하게 관리된다.

비상장주식 마켓플랫폼 사업협약식(사진 = 코스콤)

중소벤처기업들은 주주명부 관리부담을 줄이고, 투자자들은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때 불안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선순환 속에 스타트업들의 자금조달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비상장기업의 주주명부는 엑셀 등을 통해 개별 PC에서 수기로 관리가 돼왔다. 이 때문에 주식거래내역이 즉각 주주명부에 반영되지 않아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비상장주식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를 해야 하기에 거래채널이 부족한 사람은 주식을 살 수 없다. 매도자가 실제 주주인지 확인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기업정보가 부족해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되어왔다.

코스콤 정지석 사장은 “이번 플랫폼이 비상장주식 주주명부관리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참여사들과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코스콤은 자본시장 인프라의 지속적인 성장·발전과 금융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흐름에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성이 커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현지 매체 블록인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공시제도 쟁글 개발사 크로스앵글의 김준우 대표는 “이번 소식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비상장 주식은 정해놓은 트레이딩 마켓이 없으면 발행이 되지 않는 구조라 비효율적인 시장으로 돌아가는데,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진행되면 해결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방향성도 좋고 여러 측면에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블록크래프터스의 이형수 암호화폐 금융 총괄 또한 “규모가 작은 비상장사들에게 주식매매를 원활히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드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방향”이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분산장부를 통한 조작 불가 및 정보의 안전한 보관은 해당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총괄은 “비상장주 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본질적으로는 위험도 높은 투자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비상장주를 선별해 올리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이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공개(ICO)에서 일어났던 것 처럼 악의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을까도 생각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현재 증권형 토큰발행(STO)의 경우 증권법에 위반되는 점과 실물과 디지털 주식이 공존할 때 생길 수 있는 위법적 가능성 때문에 각국이 발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선도적으로 해당 플랫폼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다면 증권형 토큰 영역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블록체인 보안 전문기업 펜타 시큐리티의 황재영 변호사는 “코인이나 토큰 열풍이 지나가고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곳에 알맞게 활용되는 시기가 오고 있는 것 같다”며 “비상장 기업 주식 거래가 본격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코스콤의 블록체인 기술은 ‘스타트업·중기기업의 주주명부 관리 및 주식 거래 지원 플랫폼’으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바 있다. 금융위는 코스콤의 비상장거래 서비스가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성 등 주요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