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학교 경제학교수가 최근 비트코인이 "부분적 가치저장"이라고 인정했다.
루비니 교수는 16일 런던에서 열린 CC 포럼 2019 컨퍼런스에서 브록 피어스(Brock Pierc), 바비 리(Bobby Lee), 톤 베이스(Tone Vays) 등 암호화폐 업계 유명인사들과 함께 한 패널 토론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비트코인은 부분적으로 가치저장수단일 수 있어
톤 베이스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루비니의 이번 발언이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이 같은 발언 직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론 비트코인은 부분적으로나마 가치저장수단일 수 있으나 이는 회계의 단위는 될 수 없다. 결제수단도 아니며 확장성도 없다... 올해 초 랠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말 고점 대비 60%가 떨어진 수준에 있다. 솔직하게 말해 나는 비트코인에 미래가 있다(go anywhere)고 보지 않는다."
그는 또한 BTCC 설립자 바비 리에게 말하면서 "나라면 코인보다는 미국 달러화를 보유하는 쪽을 택하겠다"며 임박한 금융 부문의 이노베이션은 핀테크 산업의 AI, 빅데이터, IoT 기술 등의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또한 금융위기를 예측한 경제학자로서 자신이 "기존의 금융시스템 옹호자"가 아니라면서도 2008년의 위기가 대공황 2.0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각국이 통화정책에 공조하고 미국 연준리가 '최종 대출자(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을 맡는 등 전세계 중앙은행 들의 대응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산 토큰화는 석기시대 교환경제로 되돌아 가는 것
루비니 교수는 일부 블록체인 옹호자들의 주장처럼 자산을 토큰화하면 상품의 상대가격을 결정하는데 방해할 수 있는데, 이는 석기시대의 교환경제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고인돌 가족 플린스턴(석기시대 를 배경으로 한 미국 애니메이션)시대에도 암호화폐보다 더 잘 짜여진 가치 평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루비니 교수의 암울한 평가는 전에 그가 말했던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파괴, 하드 브렉시트로 인한 유로존 불황의 심화,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 등 다양한 거시경제 리스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 말하면 그는 이커머스의 증대와 글로벌 인구 이동, 그리고 기술이 갈수록 자본집약적, 노동절약적으로 됨에 따라 '대중들의 반란(populist backlash)'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패널 토론 중에 루비니 교수는 암호화폐에 대한 전세계 국가 정부들이 익명의 송금 시스템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이며 암호화폐의 분산형 특징이란 사실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이전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