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The Bank of Korea)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채권 운용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채권 발행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서 한번에 처리하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은행이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채권 시스템은 채권이 이미 발행된 상황을 가정하고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적이다.

 

18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블록체인 기반 채권 운용 및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개념검증(PoC, Proof of Concept)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모의 개발사업은 한은 내 디지털화폐 연구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를 통해 '분산원장기술 기반 증권대금동시결제 PoC 용역' 입찰 공고를 게재했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채권 운용 시스템 시범 사업은 올 상반기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은에서 시범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채권 시스템은 채권 발행부터 자금 결제까지 일련의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기존 채권 시스템에선 대금결제 업무를 위해 예탁결제원을 반드시 거쳐야 했지만 블록체인 채권 시스템 위에선 채권 발행과 결제 업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한은은 채권 지급결제 업무와 관련된 몇몇 사업자들이 블록체인 상에 각자 노드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한은은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이 아닌 분산화된 노드 운영 방식을 통해 시스템 복구가 보다 용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때 다른 노드를 통해 복구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과 비교했을때 복원력 부분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을 연결해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단일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보단 효율이 떨어지지만 다양한 구성 방식을 실험해 보고 있다는게 한은 측의 말이다. 

한은 측은 "채권 지급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위해선 검토해야할 여러 법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장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기술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실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