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8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도난당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서비스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모든 암호화폐 입금과 출금을 중단한 업비트는 현재 비트코인 입출금만 재개했다.

당초 약 2주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서비스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업비트 측은 암호화폐 지갑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의 입출금을 중단한 채 암호화폐 지갑 시스템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주 지나도 서비스 정상화 ‘아직’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이더리움 유출 사태를 이용자들에게 공지하며 “암호화폐 입출금이 재개되기까지는 최소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작업이 끝나면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업비트는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암호화폐 입출금을 재개하지 않았다. 지난 4일 비트코인 암호화폐 지갑 시스템 교체를 완료하고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입출금을 재개했을 뿐이다. 이용자들은 비트코인 입출금 재개 이후 새로운 비트코인 입금주소를 발급받아야 했다. 현재 업비트에서는 원화와 비트코인 입출금만 가능하다.

비트코인 입출금 재개 이후로도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 다른 암호화폐 입출금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 13일 업비트는 또다른 공지사항을 통해 “비트코인 외 암호화폐 대한 지갑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작업 완료까지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작업 예상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유입 없어 거래량 한정적, 일부 거래소와 시세 차이도…
이처럼 업비트 서비스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업비트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은 이른바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나 원화를 입금해 다른 암호화폐를 구매할수는 있지만, 새로 암호화폐가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 거래량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다른 거래소와의 시세 차이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비트코인 지갑 시스템 교체를 서둘렀고, 이후 다른 암호화폐들의 지갑 시스템 교체를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재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업비트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협력해 이더리움 유출 사건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원인 파악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외부 해킹인지 내부자 소행인지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록포스트 허준 기자